약체에서 5강 후보로, 그러나 만족은 없다
지난 시즌, SSG 랜더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정규 시즌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습니다. 비록 가을야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업셋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그들이 보여준 저력은 ‘약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5강 후보’라는 새로운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성취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SSG 랜더스는 2026시즌,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시험대에 오릅니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그들의 핵심 과제는 무엇일까요?
변화의 시작, 하나가 된 스프링캠프
SSG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지난해와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스프링캠프를 이원화하지 않고 모든 선수가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에는 최정, 한유섬 등 베테랑 선수들이 별도의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지만, 올해는 이숭용 감독의 지휘 아래 모든 선수가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팀워크를 다지고 시즌 초반부터 완전체 전력으로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됩니다.
다만, 1군 캠프 명단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습니다.
- 필승조의 부재: 지난 시즌 철벽 불펜을 이끈 노경은과 마무리 조병현이 1군 캠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는 WBC 대표팀 차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두 선수는 2군 캠프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며 최종 발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유일한 신인: 2026 신인 중에서는 1라운더 투수 김민준만이 유일하게 1군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그의 합류는 마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역으로 SSG의 두터운 야수 뎁스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마운드의 균형을 찾아서: 선발진 강화
지난 시즌 SSG의 가장 큰 힘은 단연 불펜이었습니다. 리그 최초로 30홀드 듀오(노경은 35홀드, 이로운 33홀드)를 배출하고, 30세이브 마무리(조병현)까지 보유한 불펜진은 평균자책점(3.36)과 WAR(13.88)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며 팀을 지탱했습니다.
선발진 재건이라는 과제
반면 선발진은 아쉬움이 컸습니다. 앤더슨과 화이트를 제외하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투수가 부족했고, 결국 선발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리그 3위, 이닝 소화는 696.2이닝으로 리그 9위에 그쳤습니다. 불펜의 과부하가 심했던 이유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앤더슨마저 MLB로 떠나면서 선발진 재편은 올 시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SSG는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외국인 투수 베니지아노와 다케다 쇼타를 영입했습니다. 이숭용 감독은 화이트 – 베니지아노 – 다케다 – 김건우 – 김광현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구력이 관건인 다케다와 이닝 소화 능력이 증명되어야 하는 베니지아노, 두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로테이션 안정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올 시즌은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 리그 최강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어야만 합니다.
홈런 군단의 부활을 꿈꾸며: OPS 향상
한때 ‘홈런 군단’으로 불렸던 SSG 랜더스의 지난 시즌 공격력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팀 홈런은 127개로 리그 5위에 그쳤고, 다른 장타 지표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 2루타: 175개 (리그 10위)
- 장타율: 0.376 (리그 7위)
- OPS: 0.706 (리그 8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SG는 오프시즌에 거포 김재환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비록 지난 시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타구질이나 인천 구장에서의 기록을 고려하면 반등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여기에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은 고명준, KBO 리그 최고의 거포 최정, 한 방을 갖춘 한유섬과 꾸준한 에레디아까지 힘을 보탠다면, SSG 타선은 과거의 파괴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스프링캠프의 화두가 ‘장타력을 바탕으로 한 OPS 개선’인 이유입니다.
행복한 고민? 지명타자 교통정리
김재환의 영입은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지만, 동시에 이숭용 감독에게 ‘지명타자 활용’이라는 행복한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숭용 감독은 김재환을 주로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SSG에는 체력 안배가 필요한 베테랑들이 많습니다.
최정(1987년생)과 한유섬(1989년생)은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선수들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위해서는 지명타자 출전을 통한 체력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여기에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에레디아까지 고려하면, 4명의 핵심 타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명타자 자리에 배치할지가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숭용 감독의 유연한 엔트리 운용과 포지션 교통정리 능력이 시즌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가을야구 증명의 시간
SSG 프런트는 지난해 9월 초, 이숭용 감독과 2+1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신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직후 맞이한 가을야구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삼성에게 충격적인 업셋 패배를 당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팬들의 아쉬움은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이제 SSG 랜더스는 5강 후보라는 평가를 넘어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만약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거나, 또다시 가을 무대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 후폭풍은 감독뿐만 아니라 프런트까지 향할 수 있습니다. 올가을에는 무언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팀 전체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SSG 랜더스는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과 타선의 OPS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명확한 과제를 안고 2026시즌에 돌입합니다. 이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5강을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입니다. 약체의 반란을 넘어 진정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SSG의 2026시즌은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진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