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 FA 미계약 5인방, 스프링캠프 전 새 팀 찾을까?

스토브리그 막바지, 아직 팀을 찾지 못한 FA 미계약 선수들

스토브리그 막바지, 아직 팀을 찾지 못한 FA 미계약 선수들

2026년 KBO FA 시장의 문이 열린 지 어느덧 두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뜨거웠던 스토브리그는 예상했던 잔류와 충격적인 이적이 교차하며 팬들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계약 소식 뒤편에는 아직 찬 바람을 맞고 있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KBO를 대표했던 베테랑 손아섭,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던 조상우와 김범수, 안방마님 장성우, 그리고 옵트아웃으로 시장에 나온 홍건희까지 총 5명의 선수가 여전히 FA 미계약 상태입니다.

구단별 스프링캠프 시작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들에게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즌을 온전히 준비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이유로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되었으며, 앞으로의 행선지는 어떻게 될까요? 각 선수가 처한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손아섭: 줄어든 활용도와 높은 보상금의 딜레마

손아섭: 줄어든 활용도와 높은 보상금의 딜레마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시작해 NC 다이노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던 손아섭은 KBO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나이’와 ‘포지션’의 한계입니다. NC 이적 후 그의 주 포지션은 외야수에서 지명타자로 점차 옮겨갔습니다. 문제는 지명타자로서 그의 타격 생산성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타격 성적의 부진

최근 4시즌의 성적을 보면, 타격왕을 차지했던 2023년(wRC+ 137.1)을 제외하면 리그 평균 수준이거나 그 이하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2024년(wRC+ 78.3)과 2025년(wRC+ 101.3)의 성적은 지명타자 슬롯을 온전히 맡기기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장타율 역시 통산 기록(0.451)에 비해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예전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걸림돌이 된 보상 규정

더 큰 문제는 보상금입니다. C등급 FA인 손아섭은 보상 선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의 연봉 5억 원의 150%에 해당하는 7억 5천만 원을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새로운 FA 계약 규모까지 고려하면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최소 10억 원 이상의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제한된 활용도와 하락세의 타격 지표를 보이는 베테랑 선수에게 이 정도의 투자를 결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투자 대비 효율성’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조상우: 하락세의 기량과 보상 선수 부담

조상우: 하락세의 기량과 보상 선수 부담

한때 KBO 리그를 호령하던 파이어볼러 조상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2025시즌 성적만 보면 72경기에 등판해 28홀드를 기록하며 외형적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위험 신호가 뚜렷합니다.

급격히 악화된 세부 지표

2025시즌 그의 평균자책점(ERA)은 3.90으로 치솟았고, 피OPS는 0.773에 달했습니다. 특히 그의 주 무기였던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0.345까지 급등하며 위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이는 그의 패스트볼 구속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150km/h를 상회하던 평균 구속이 145km/h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타자들이 그의 공에 쉽게 대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속 저하가 슬라이더의 위력 반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 셈입니다.

A등급 FA의 족쇄

결정적으로 그는 보상 규정이 가장 까다로운 A등급 선수입니다. 그를 영입하려면 원소속팀에 보상금 200%(최소 8억 원)와 보상 선수 1명을 내주거나, 보상금 300%를 지불해야 합니다.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투수를 위해 핵심 유망주나 즉시 전력감 선수를 내주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구단은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김범수: 증명되지 않은 꾸준함과 아시아쿼터의 등장

김범수: 증명되지 않은 꾸준함과 아시아쿼터의 등장

FA 미계약 선수 5명 중 2025시즌 성적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김범수입니다. 그는 73경기에 등판해 2.25의 평균자책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반짝 활약’에 대한 의구심

김범수의 발목을 잡는 것은 ‘꾸준함’의 부재입니다. 2025년 이전까지 그의 커리어 통산 평균자책점은 5점대에 육박했으며, 제구력 불안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시장에서는 그의 2025년 활약이 일시적인 ‘반짝’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B등급 FA로 보상 선수 유출의 부담까지 안고 그에게 장기 계약을 안겨주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입니다.

아시아쿼터 제도의 영향

또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아시아쿼터 제도도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원소속팀 한화는 좌완 투수 왕옌청을 영입하며 불펜 뎁스를 보강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준수한 기량의 좌완 투수를 확보하면서 김범수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다만, 리그에서 희소한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불펜 보강이 시급한 팀이 나타난다면 막판 계약의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장성우: 수비력 저하와 내부 경쟁 심화

장성우: 수비력 저하와 내부 경쟁 심화

베테랑 포수 장성우는 공격력 면에서는 여전히 팀 내 상위권의 생산성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포수의 제1 덕목인 ‘수비’에서 뚜렷한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눈에 띄게 하락한 수비 지표

2025시즌 그의 도루 저지율은 9.6%로 1할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주전 포수로서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9이닝당 폭투와 포일 개수도 증가하며 안정감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격력만으로 수비에서의 약점을 모두 상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외부 FA 영입으로 좁아진 입지

설상가상으로 원소속팀 KT 위즈는 이번 FA 시장에서 포수 한승택을 영입했습니다. 비록 공격력은 장성우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여기에 지명타자 자리마저 김현수가 합류하며 장성우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습니다. 수비력 약화와 포지션 경쟁자들의 합류라는 이중고가 원소속팀과의 협상을 더디게 만드는 주된 요인입니다.

홍건희: 부상 리스크와 가성비의 벽

홍건희: 부상 리스크와 가성비의 벽

옵트아웃을 통해 보상 규정 없이 시장에 나온 홍건희는 당초 이번 FA 시장의 인기 매물이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예상치 못한 변수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치명적인 부상 이력

가장 큰 문제는 2025시즌을 앞두고 당한 우측 팔꿈치 부상입니다. 투수에게 팔꿈치 부상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이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고, 성적 역시 6.19의 평균자책점으로 크게 부진했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는지, 과거의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습니다.

아시아쿼터라는 새로운 변수

홍건희 역시 아시아쿼터 제도의 유탄을 맞았습니다. 9개 구단이 아시아쿼터를 통해 투수를 영입하며 불펜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홍건희가 원할 계약 규모(최소 2년 15억 원 이상)와 아시아쿼터 선수의 상한선(약 3억 원)은 비용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구단들은 ‘고비용 고위험’의 홍건희 대신 ‘저비용’의 대안을 선택한 셈입니다.

마치며: 이름값보다 중요한 현재 가치

마치며: 이름값보다 중요한 현재 가치

FA 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구단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됩니다. 현재 남아있는 5명의 선수들은 저마다 기량, 보상 규정, 부상, 팀 상황이라는 복합적인 현실의 벽 앞에 서 있습니다. 계약의 관건은 더 이상 ‘과거의 이름값’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활용 가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스프링캠프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과연 이들이 극적으로 새 유니폼을 입고 2026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