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32년 만의 ’20홈런 포수’ 탄생하나? 장채근의 후계자 한준수를 향한 기대

KBO 최고의 명문 구단, 타이거즈의 유일한 아킬레스건

KBO 최고의 명문 구단, 타이거즈의 유일한 아킬레스건

한국시리즈 통산 12회 우승. 이 압도적인 기록 하나만으로도 타이거즈 왕조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KIA 타이거즈에 이르기까지, 팀의 역사는 곧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라는 영구결번 레전드를 비롯해 김성한, 한대화, 이순철 등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들이 거쳐 간 명문 중의 명문입니다.

투수와 타자, 모든 포지션에서 리그를 호령하는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해 온 타이거즈. 하지만 유독 한 포지션에서는 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바로 팀의 안방을 책임지는 ‘포수’ 입니다. 특히 공격적인 측면, 그중에서도 ‘거포’의 상징인 한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포수는 타이거즈의 기나긴 역사 속에서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이 기나긴 침묵을 깨고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는 이름이 있으니, 바로 젊은 포수 한준수입니다.

타이거즈 포수 계보: 수비는 강했지만, 방망이는 아쉬웠다

타이거즈 포수 계보: 수비는 강했지만, 방망이는 아쉬웠다

타이거즈의 포수 계보를 되짚어보면,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왕조의 시작을 함께한 원년 멤버 박전섭과 김경훈, 그리고 1983년부터 6년간 안방을 지킨 재일동포 김무종이 대표적입니다.

우승 포수 김무종, 그러나 공격력은?

김무종은 1983년, 1986년, 1987년, 1988년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주역입니다. 그의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수비 능력은 타이거즈가 최강팀으로 군림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통산 홈런은 단 20개.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큰 강점을 보였던 포수였습니다.

유일무이한 거포 포수, ‘고릴라’ 장채근

김무종의 뒤를 이은 포수는 바로 타이거즈 역사상 유일하게 ’20홈런 포수’ 타이틀을 가진 장채근입니다. 선동열의 송정동초등학교 1년 후배이기도 한 그는 1986년부터 1995년까지 10년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통산 타율은 0.228로 높지 않았지만, 그의 방망이는 누구보다도 묵직했습니다.

  • 1988년: 26홈런 (팀 동료 김성한의 30홈런에 이은 리그 2위)
  • 1992년: 23홈런

장채근은 타이거즈 포수로서 전무후무한 20홈런 시즌을 두 번이나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홈구장이었던 광주 무등경기장에는 특정 구역으로 홈런을 치면 무선전화기를 증정하는 ‘무선전화기 존’이 있었는데, 장채근은 귀신같이 그곳으로 타구를 보내 수많은 무선전화기를 상품으로 받았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합니다. 인심 좋은 그는 상품들을 모두 구단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어 정작 자신은 한 대도 갖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호쾌한 스윙만큼이나 통 큰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32년간의 기다림: 장채근 이후의 포수들

32년간의 기다림: 장채근 이후의 포수들

하지만 장채근의 시대가 저문 이후, 타이거즈의 안방에는 다시 거포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정회열, 최해식, 김상훈 등 훌륭한 포수들이 계보를 이었지만, 그들 모두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에 비해 장타력은 아쉬웠습니다.

가장 최근에 20홈런에 근접했던 선수는 2022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던 박동원(現 LG 트윈스)입니다. 그는 그해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20홈런 고지를 밟지는 못하고 시즌 후 팀을 떠났습니다. 이후 베테랑 김태군이 안방을 지키고 있지만, 그 역시 장타보다는 안정감에 강점이 있는 유형의 포수입니다.

1992년 장채근을 마지막으로, 무려 32년이라는 시간 동안 타이거즈는 20홈런을 쳐내는 주전 포수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는 팀의 공격력 다변화 측면에서 늘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새로운 희망, '제2의 장채근'을 꿈꾸는 한준수

새로운 희망, ‘제2의 장채근’을 꿈꾸는 한준수

길고 길었던 기다림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는 것일까요? 2024시즌을 앞두고 이범호 신임 감독이 한 젊은 포수의 잠재력을 극찬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포수 한준수입니다.

이범호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공격형 포수 한준수가 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홈런 20개에서 25개는 충분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그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에 찬 발언이었습니다.

물론 25홈런은 KBO리그에서도 박경완, 양의지, 강민호 등 역대급 포수들에게만 허락된 매우 높은 산입니다. 한준수 개인으로서도 한 시즌 최다 홈런이 7개에 불과하기에, 이범호 감독의 기대는 다소 파격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그의 스윙과 파워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준수가 바로 ‘마지막 20홈런 포수’ 장채근의 광주 동성고(舊 광주상고) 36년 후배라는 사실입니다. 위대한 선배의 길을 3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후배가 이어갈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과연 한준수는 이범호 감독의 예언과 팬들의 기대를 현실로 만들며, 타이거즈의 32년 묵은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을까요? 2024시즌, KIA 타이거즈의 안방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